법인 ERP를 자체 개발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코드를 짜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법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직원들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구조가 먼저라고 봤다. 두 달 동안 만든 것과 오픈 이후에 남은 일을 정리해 둔다.

중복 입력 차단과 변경 이력
먼저 법인과 각 수탁기관의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했다. 두세 번 입력해야 하던 내용은 한 번만 입력하면 더 이상 입력할 수 없도록 막았다. 대신 자기가 보고 있는 페이지에 권한이 있는 직원이라면 그 내용을 추가하고 수정할 수 있게 열어 뒀다.
입력 창구를 하나로 좁히면 잘못 고쳤을 때 되돌릴 방법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모든 변경 내용을 기록으로 남겼다.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그 시점의 데이터로 되돌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력을 남기다 보면 코드가 복잡해지기 쉬워서 최대한 단순하게 가는 데 중점을 뒀다. 보안도 같은 기준으로 잡았다.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하고, 권한이 없는 사람은 대외비 자료를 볼 수 없게 했다.

법인 정보 통합 창구
기관 소개자료를 만들 때마다 같은 일이 반복됐다. 누군가는 예전 파일을 뒤지고, 누군가는 전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의외였던 것은 법인 소속으로 몇 년씩 일한 직원들이 법인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알려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보가 어디에도 모여 있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법인 정보를 하나의 창구로 모았다. 인사관리, 조직관리, 연혁관리 세 가지로 나누고, 모든 수탁기관 포털에서 실시간으로 같은 화면을 보게 했다.
인사관리는 찾고 묻는 일을 없애는 데 목적을 뒀다. 인사이동과 승진, 수상 내역은 그동안 각자의 기억과 각자의 폴더에 흩어져 있던 기록이다. 이제는 한 곳에 쌓이고, 따로 묻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다.

조직관리는 통일된 양식이 핵심이었다. 기관마다 제각각이던 정보를 하나의 틀에 맞춰 기록하고 홈페이지와 연동했다. 그 기관에서 지금 무슨 사업이 돌아가고 있는지 클릭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혁관리는 법인과 기관의 역사를 쌓는 자리다. 그런데 이 기록이 제대로 남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ERP를 구축하는 시점에도 연혁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수탁기관 홈페이지에서든, ERP 총괄 페이지에서든, 각 ERP 포털 페이지에서든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입구를 여러 곳에 뒀다.

자원관리와 지역사회 활동 기록
자원관리에서는 우리 기관의 인적·물적 자원을 체계화했다. 어느 기관과 어떻게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정확히 기록되도록 항목을 잡았다. 지역사회와 화합하고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다만 이 부분을 어떤 기준으로 체계화할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법인 워크숍에서 의견을 나누면 좋겠다.
기관 포털과 확장 구조
직원들은 인사관리에 등록된 자기 기관으로 자동 접속된다. 그 안에서 업무보고와 전자결재, 사업관리, 차량운행 같은 공통 업무를 처리하고, 각 팀에 특화된 업무를 이어서 진행할 수 있다.
사업관리와 포털관리, 기관별 특수 앱은 통합 창구에서 일부러 떼어냈다. 다음 기관이 들어올 때를 생각해서다. 새로 수탁하는 기관이 생겨도 이 체계를 그대로 얹으면 되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 일이 없다.

오픈 이후에 남은 일
법인 ERP를 기준으로 각 수탁기관의 홈페이지뿐 아니라 연동해야 하는 데이터가 많았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밤낮없이 달려왔다.
이제부터는 버그를 잡고 프로그램의 안정화를 높이는 일, 그리고 새롭게 요구되는 기능을 개발하는 일이 남았다.
기능이 많다 보니 아무리 쉽게 구성했다 하더라도 개개인이 느끼는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다. 교육도 진행해야 한다.
혼자서 진행하다 보니 지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다. 사실 문제는 만드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부분이다. 우선 지금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