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은 먹고 싶은데 뷔페는 싫고, 접시 도는 집도 싫다. 아내가 내건 조건이 딱 이 두 줄이었습니다. 두 개를 빼고 나니 검색창이 갑자기 조용해지더군요.

그렇게 헤매다 앉게 된 곳이 춘천 별★식당입니다. 별정식 한 상에 뭐가 올라오는지, 그리고 출발 전 전화 한 통이 왜 그렇게 이득이었는지를 다녀온 순서 그대로 적었습니다.

  • 별정식 한 상 = 수제돈까스 + 초밥 4피스 + 후토마끼 + 미니우동/소바 택1 + 멘보샤, 다섯 가지 구성입니다.
  • 예약하고 가면 연어회 케이크가 따로 나옵니다. 저희는 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 저녁엔 자리보다 음식 대기가 깁니다. 출발 전 전화로 자리 확인 겸 예약을 잡는 게 정답이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7월 현재 기준으로, 제가 직접 확인한 것만 적었습니다. 가격·영업시간·특전은 매장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뷔페도 회전초밥도 아닌 초밥집, 왜 이렇게 안 보일까

해질 무렵 춘천 시내, 깔끔한 흰색 외벽의 아담한 일식당 외관을 정면에서 살짝 비스듬히 잡은 컷. 통유리창 너머로 손님들이 앉아 있는 실루엣과

초밥집을 검색하면 대개 두 갈래입니다. 접시가 도는 곳, 아니면 무한으로 퍼먹는 곳. 둘 다 나쁘진 않은데 오랜만에 둘이 조용히 앉자고 나온 날엔 묘하게 안 맞습니다.

접시를 세는 순간 대화가 끊기거든요.

별★식당은 하얗고 반듯한 건물이라 밖에서도 눈에 들어옵니다. 도착했을 때 이미 자리가 꽉 차 있었는데, 저는 이걸 나쁜 신호로 안 봅니다. 저녁에 자리가 텅 빈 집보다는 기다리는 집이 낫다는 쪽이 열에 아홉은 맞더군요.

다만 여기서 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게 앞에 서서 웨이팅 이름부터 적는 사람과, 출발 전에 전화를 거는 사람. 저희는 후자였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전화 30초가 접시 하나를 더 불러왔습니다

아내가 자리 있냐고 물어보려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리 있다는 답을 듣고 바로 출발했는데, 통화 중에 예약하시는 거냐고 물으시길래 네, 하고 답한 게 전부였습니다. 도착하니 저희 자리가 이미 잡혀 있더군요.

반전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예약 손님에게는 연어회 케이크를 따로 내주신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자리 확인 전화 한 통이 접시 하나를 더 붙인 셈이죠.

미리 알았으면 뿌듯했을 텐데, 모르고 받아서 더 놀랐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30초짜리 통화가 자리를 잡아주고, 특전까지 챙겨줍니다. 안 걸 이유를 못 찾겠더군요. 다만 특전 구성은 매장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전화하실 때 함께 여쭤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어두운 원목 테이블 위에 놓인 연어회 케이크 클로즈업. 얇게 저민 생연어를 장미꽃 모양으로 층층이 말아 올린 원형 구성에 초밥용 밥이 베이스로

별정식 한 상에는 정확히 뭐가 올라올까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다 별정식으로 골랐습니다. 이름만 보면 감이 안 오는데, 상이 차려지고 나서야 왜 '정식'인지 납득이 갔어요. 초밥집에서 돈까스와 멘보샤가 같은 접시에 올라오는 구성은 흔치 않으니까요.

특히 멘보샤. 보통은 단품이나 안주로 따로 시켜 먹는 메뉴입니다.

구성수량 · 선택먹어본 느낌
수제돈까스1장두툼하고 고기 결이 살아 있음, 뒷맛이 안 무거움
초밥4피스 (계란·유부·연어·광어)신선도 좋고 담백–기름진 것의 밸런스가 안정적
후토마끼기본 포함속이 알차지만 한 입에 부담 없는 크기
미니우동 또는 미니소바둘 중 택 1저희는 소바 선택, 시원하고 감칠맛이 확실
멘보샤기본 포함정식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항목

표로 보면 성격이 확실해집니다. 튀김·회·밥·면이 한 접시 안에서 각자 자기 자리를 맡고 있어요. 둘이 가서 하나는 별정식, 하나는 다른 메뉴로 시키면 사실상 코스 한 바퀴가 돕니다.

먹은 순서를 적어보니, 이 순서가 맞았습니다

저녁이라 주문하고 제법 기다렸습니다. 옆 테이블에 접시가 한 번씩 놓일 때마다 목이 그쪽으로 돌아가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짜증은 안 났습니다. 배고픔이 최고의 조미료라는 말, 여기서 다시 확인했어요.

먼저 돈까스는 두툼한데 씹는 맛이 살아 있습니다. 갈아 뭉친 쪽이 아니라 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타입. 튀김옷은 바삭하지만 뒷맛이 무겁지 않아 초밥 차례가 와도 입이 물리지 않았습니다.

이 순서가 은근히 중요합니다. 돈까스를 마지막에 몰아 먹으면 기름이 올라와 회 맛이 흐려지거든요.

초밥 네 피스는 계란, 유부, 연어, 광어. 그중 유부가 조금 짭조름한 편이었는데, 처음엔 어라 싶다가 금세 이해했습니다. 담백한 계란과 기름진 연어 사이에서 간을 잡아주는 자리더군요. 유부는 중간에 끼워 드시길 권합니다.

소바는 아내가 제일 만족한 메뉴였습니다. 시원하고 감칠맛이 또렷해서, 뜨거운 우동 대신 고른 게 신의 한 수였다는 평. 더운 계절이라면 저도 소바 쪽에 한 표 드립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일식 정식 한 상 플랫레이. 네모난 검은 접시 위에 두툼하게 썰린 수제돈까스, 계란·유부·연어·광어 초밥 네 피스, 단면이 보이

가기 전에 알았다면 덜 헤맸을 4가지

다녀와서 정리한 목록입니다. 저희가 몰라서 손해 볼 뻔한 것들이기도 합니다.

  1. 출발 전 전화로 자리를 확인하고, 예약으로 잡아달라고 말하기. 자리도 잡히고 특전도 챙깁니다.
  2. 저녁 시간대는 자리보다 음식 대기가 깁니다. 배가 많이 고픈 날이면 저녁 손님이 몰리기 전에 도착하는 편이 편합니다.
  3. 면은 우동과 소바 중 택 1. 주문 전에 미리 정해두면 흐름이 매끄럽습니다.
  4. 정식 하나 + 다른 메뉴 하나 조합이면 맛이 겹치지 않습니다.

가격, 영업시간, 휴무일, 주차는 여기서 못 박지 않겠습니다. 시기마다 달라지는 정보고, 어차피 예약 전화를 걸 거라면 그때 한 번에 여쭤보는 쪽이 가장 정확하니까요.

가기 전 제일 많이 물어본 3가지

별정식 하나로 둘이 나눠 먹어도 될까요

구성이 푸짐한 건 맞지만 1인 정식입니다. 성인 둘이 저녁으로 나누기엔 아쉬울 수 있어요. 정식 하나에 다른 메뉴 하나를 더하는 쪽을 권합니다.

예약은 꼭 해야 하나요

필수는 아닙니다. 다만 저녁이라면 하는 쪽이 낫습니다. 저희처럼 자리 확인 전화가 그대로 예약으로 이어지고, 예약 손님에게 나오는 연어회 케이크도 따라옵니다.

미니우동과 미니소바, 뭘 고를까요

더운 계절이거나 돈까스·멘보샤 같은 튀김을 곁들인다면 시원한 소바가 입을 정리해 줍니다. 국물이 당기는 날이나 쌀쌀할 때는 우동이 맞습니다.

오늘 딱 하나만 한다면

가게 앞에 도착하기 전에 전화부터 걸어보세요. 자리 있냐는 질문 하나가 웨이팅을 지우고 접시를 하나 더 불러옵니다.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저녁 시간에 갈 거라면 무조건 걸고, 낮이라면 안 걸어도 무방하다는 정도.

접시 세지 않아도 되는 저녁, 대화가 끊기지 않는 밥상. 아내가 소바 그릇을 비우면서 여기 또 오자고 한 순간,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